가끔 누군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언젠가부터 만두라고 대답하기 시작했다 여기와서도 간간히 몸이차고 마음이 더 추운날 중국식당에 가서 만두 국수 한 그릇 먹고나면 좀 나아지는 기분이 들어서 습관처럼 먹기 시작한 탓도 있다 태어나처음 만두를 직접 만들어본 것도 여기서. 평소에 벼르다 벼르다 결국 어제 친구와 둘이 거실에 앉아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 국에 들어갈 것은 동그랗게 구워먹을 것은 초승달 모양처럼 길게. 손으로 빚는 것 서툰나는 결국 동그랗고 예쁜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친구에게 미루고 길게 길게 장수할 사람모냥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슬슬 한해를 마무리하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오고 폭죽은 쉼없이 뿜어댄다 우리는 물만두 구운만두 한 접시를 나란히 두고 와인을 한 잔씩 마셨다 정작 카운트다운을 하는 그 시점에는 도시 전체가 폭죽소리로 들썩거려 새해 덕담을 다급하게 나누곤 각자 방으로 헤어졌다
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 복쪽 끝, 그니까 북극에서 아주 가까운 지역중 한 곳인 라플란드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다 사우나와 오로라와 산타클로스 그리고 순록이 사는 마을. 한겨울에는 오후 3시부터 해가 지기 시작해서 사방이 모두 컴컴한 마을. 말 그대로 흑야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불가 주변에 둘러앉아 얼음낚시에서 건저올린 생선들을 굽고 빵을 나누고 이야기를 꽃피운다. 불가에서 타닥타닥,하고 나무 타들어가는 소리는 그곳 사람들 말로 'TV'가 내는 소리라고 우스게 말을 던진다. TV 보다 재미난 이야기들이 불가주변에서 밤새 이어지는 것이다.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추운줄도 모르고 그렇게 그렇게 이야기의 시간만이 찾아드는 것이다 창밖으로는 오로라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사라지고 그 자리에 별이 수놓아진다 동화같은 풍경 동화같은 시간들 그래서 동화가 태어난 지역이기도 하지만 그곳의 사는 사람들의 삶은 그리 동화같지만은 않다 되려 혹독하다 말하는 것이 더 옳다 여전히 주술사가 존재하고 자연의 힘이 가장 크다고 믿는 사람들 낯선 사람들에게도 선뜻 음식을 나눠주는 소박한 마음씨 그것은 그들이 순진하고 착해서라기보다 말 그대로 혹독한 자연환경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낯선자에게 그 추위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의 현실은 척박 너의 현실은 동화 나의 시간은 정지 너의 시간은 불구경 이리 쉽게 구분하려들면 할 수 있지만 금을 긋고 벽을 세운다 한들 한기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 그들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새해, 어제같은 해가 뜨고 밤이되면 해가 질테지만 같지 않다 비단 달력 한 장 넘어간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을 빌미로 한 번 마음을 먹어보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나의 진심을 용기내어 드러내고 싶다는 것, 그것이 나와 너의 삶을 조금은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않을까라는 기대감, 세상의 끝에도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을 거라는 비약아닌 작은 실마리의 희망을 품어보는 것. 그것이 오늘,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