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시간 내내, 내가 미친 변덕스러운 생각들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지만 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 순간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심지어 나 자신이 보이지 않는 힘들을 위한 싸움터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의식하고 있었다.
/ 크누트 함순, 굶기
약속된 땅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것에 가까워진다는 것에 절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는 모든 것을 자기로부터 떨어진, 한 팔만한 거리에, 한 삶만한 거리에 두고, 그리하여 도착에 가장 가까이 갈 때가 자신의 목적지로부터 가장 멀어질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나아간다. 그리고 한 걸음에서 다음 한 걸음까지 자기 자신 이외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아니, 그 자신조차도 아니고, 그가 될 것의 그림자이다. 손에 닿는 가장 작은 돌에서, 그는 약속된 땅의 파편을 알아보는 것이다. 아니, 그 약속된 땅조차도 아니고, 그것의 그림자이다. 그림자와 그림자 사이에 빛이 산다. 그것은 그냥 여느 빛이 아니라, 이 빛, 그가 자기 길을 따라 나아갈 적에, 그치지 않고, 그의 내부에서 커져가는 그 빛이다.
/ 폴 오스터, 카프카를 위한 페이지들
03.19-04.04.2015에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