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숨 그림자

Day_dreaming 2012. 10. 22. 08:28

아직

불리워지지 않은 이름들이

하나씩 깨어나고 있다

땅거미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머나먼 기적소리는

대양 끝으로 흩어졌다


한낮의 바람을 잔뜩 머금고

한풀 지쳐 잠든 나뭇가지들 사이로

조용히 숨 방울이 맺혀있다

아무도 깨우지 않는다

저멀리 광대의 눈동자들조차

마지막 발광을 방금 마쳤다


도시의 밤은

잠시 모든것들에게

죽음을 허락한다

아직

불리워지지 않은 이름들에게

호명될 시간을 내어준다


웅크리고 있던 이름들이

하나씩 숨을 토해내

도시가 잠들어버렸다

희뿌연 숨들이

도시의 이불처럼

감싸버렸다


뱉어진 이름들의 소리가

숨 그림자 모양으로

내려앉았다

그 속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자

거기에 있는가

밤새 너의 이름을 찾아

그림자를 걷어내고있다

서성이는 마음 사이로

낯선 이름들이 들어앉았다

뿌우

팔을 뻗어 걷어내도

기다려야 할 아침은

두렵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