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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의 사랑

Day_dreaming 2016. 8. 17. 11:04

스스로 사랑에 빠졌다고 느끼는 순간, 대체로 나는 앞뒤를 젤 겨를없이 온전히 그 속으로 돌진한다. 물론 빠졌다, 라는 상태는 이미 도망치지 않겠다는 의지로부터 스스로를 몰아가는 일종의 자의적 수동태를 일컫는다. 돌진과 전진은 비교적 쉽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속도와 기어변속, 방향전환 등 운전을 해본적 없으니 감으로만 아는, 말 그대로 drive를 잘해야 다음 단계로 옮겨갈 수 있다. 브레이크를 걸고, 잠시 멈춰서서 주변을 바라보고 다시 전진. 여기서 또 문제는 그 차에 나 혼자 타고 있지 않다라는 사실이다. 내가 멈추고 싶을 때 상대방도 그러하냐가 문제다. 뭐든지 혼자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쉽다. 나는 점점 혼자하는 것들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이것이 문제적이라면 문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