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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우리는 함께 걸으며 서로 다른 봄을 원했지
Day_dreaming
2011. 3. 28. 09:31
그대는 오래 전부터 내게 비밀이었다. 내가 밤을 사랑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밤에는 나도 비밀이 되니까. 우리는 모두 멀리서 흔드리는 불빛이 되니까.
그리하여 밤의 몸과 밤의 살갗과 밤의 온기를 나는 사랑한다.
밤에 그대는 어둠 속으로, 비밀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밤에 그대는 내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우리는 모두 밤이 될 것이다.
밤 안에서 우리는 사랑할 것이다. 나는 수 많은 그대 중의 하나가 쓴 시를
달빛에 비춰본다.
스스로 탄식함은 내가 원래 다정하여 시름이 많음이니
하물며 가을 바람 불고 밝은 달 마당 가득 비치는 계절임에랴.
침실 곁에서 들리는 저 지겨운 때를 알리는 북소리,
밤마다 나는 등불 앞에서 저 소리 들으며 머리가 세어진다.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밤마다 등불 앞에서 저 소리 들으며
집 앞 골목에 다다를 즈음, 몸을 비틀거리는 엄마는 막내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오늘도 노래말 같은 말을 중얼중얼.
아 밤이 따뜻하구나. 이젠 봄 인가. 내 마음은 아직 겨울인데 왜 벌써 봄이 온 거냐.
작년에 새로 태어나서인지 엄마는 모든것에 생생히 아이같이 불같이
철없이 온몸으로 반응하고 울부짖고 갈구한다. 열 일곱의 막내가 뜨거운 심장을
갖길 바란다. 그래야 식어간다한들 미온이 남아있을테니까, 얘야.
잠깐의 정적
이내 곧 들려오는 비 소리
몸을 뒤척이는 사이
봄이 온 것을
밤에는 나도 비밀이 되니까. 우리는 모두 멀리서 흔드리는 불빛이 되니까.
그리하여 밤의 몸과 밤의 살갗과 밤의 온기를 나는 사랑한다.
밤에 그대는 어둠 속으로, 비밀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밤에 그대는 내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우리는 모두 밤이 될 것이다.
밤 안에서 우리는 사랑할 것이다. 나는 수 많은 그대 중의 하나가 쓴 시를
달빛에 비춰본다.
스스로 탄식함은 내가 원래 다정하여 시름이 많음이니
하물며 가을 바람 불고 밝은 달 마당 가득 비치는 계절임에랴.
침실 곁에서 들리는 저 지겨운 때를 알리는 북소리,
밤마다 나는 등불 앞에서 저 소리 들으며 머리가 세어진다.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밤마다 등불 앞에서 저 소리 들으며
집 앞 골목에 다다를 즈음, 몸을 비틀거리는 엄마는 막내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오늘도 노래말 같은 말을 중얼중얼.
아 밤이 따뜻하구나. 이젠 봄 인가. 내 마음은 아직 겨울인데 왜 벌써 봄이 온 거냐.
작년에 새로 태어나서인지 엄마는 모든것에 생생히 아이같이 불같이
철없이 온몸으로 반응하고 울부짖고 갈구한다. 열 일곱의 막내가 뜨거운 심장을
갖길 바란다. 그래야 식어간다한들 미온이 남아있을테니까, 얘야.
잠깐의 정적
이내 곧 들려오는 비 소리
몸을 뒤척이는 사이
봄이 온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