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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어줘
Day_dreaming
2009. 5. 23. 14:53
내 곁에 있어줘,
단 한 번도 멀리 떨어져 본 적 없었던 그 때를 떠올리며.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떠난다, 사라진다.
미친 나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같지만
두 시간 단위로 개념과 공상과 지향과 목표들을
잘근잘근 씹어가며 곱게 쪼개놓고
열심히, 누구보다 성실히! 오늘보다 내일을!
위해 숨을 고르며 살아왔다.
비가 몰아치던 어느 날
뜬금없는 연락에 늘상 그렇듯이
무심하게 넘겨버렸던 그 날, 그 시간에.
15년 전쯤이나 마지막으로 얼굴을 익혔던
친구의 죽음을 TV에서 마주했다.
5살배기 아이로만 생각했던 꼬마 아이가
어느새 17살 새파란 고등학생으로 커져버렸는데
한 줌의 재가 되어 흩날려버렸다.
말 한 마디, 눈 한 번 마주친 적 없었지만
한 공간안에 잠시라도 함께 있었던 순간을 기억해서인지
또 다른 아이의 죽음에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잠시 멀리 공부하러 떠난다는 친구의 말에
잘 다녀와, 라고 말은 해두었지만
못내 서운한 마음은 집으로 가는 택시안 공기를
텁텁하게 했다.
잠시, 안녕. 언젠가는 만나겠지.
그리고 다시 만났던 인연들을 생각해보면
보이지 않은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제는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인사를 해야 할 지
정말로 잘 모르겠다.
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건강한 마음으로 버텨왔는데
떠나는 이들에게 인사할 줄 도 모르는 내가
언제쯤 어른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