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멀리 멀리가면 모두들에게서 잊혀지겠지.
어떤 남자가 일곱살 때 이런 고백을 했었다
당시는 아이의 얼굴과 목소리로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낳지 않겠어요
스물 한 살 무렵 세상을 구하러 거리를 헤매일 때 그 청년은
일곱살 때와 다르게 이런말을 했다
뭐 누군가를 좋아할 수 도 있겠지요
스물 여덟이 되어 밑바닥까지 떨어진 남자는
일곱살 때 처럼 똑같이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유는 좀 달랐다
활달하고 좋은 성격의 부인을 만난다고 해도,
내가 가지고있는 안좋은 것을 줄까봐 겁이난다고
오십육세의 중년 남자는 여전히 혼자다
그는 소신있게 그렇게 살고 있었다
일곱살 때 말했던 그 한 마디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문장으로 바뀌는듯 해도
결국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나도 최근까지 그렇게 생각했었다
내안에 있는 몹쓸것이 전달될까봐 무섭다
조금 더 어릴 때에는 강성 운동 분자처럼 결혼제도를 부인했고
더 어렸을 때에는 내 자식도 나처럼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게 할까봐 두려워서 겁이났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일어서는 순간 이상한 계보 하나가 그려졌다
죽을뚱 살뚱하며 살았던 여자가 있고
그 여자가 낳은 자식은 가난이 끔찍하게도 싫어서 자신의 꿈을 버렸고
또 한 명의 여자는 남편으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으로 자살기도를 했고
그 여자의 자식은 어릴때부터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어미처럼 자살기도를 했고
또 다른 자식은 이 모든 사실을 지켜보면서
늘 불안에 떨고 옴싹달싹 못한다
그 어떤 시도도 못하는 것이다
그저 도망만 그렇게 계속 가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가 뱉은 말처럼 살게될런지
그렇지 않은지는 살필 겨를도 없이
늘 멀리 멀리 자신을 세상밖으로 밀어내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