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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날것들!

Day_dreaming 2016. 2. 20. 13:48

열이 활활 나는 삶의 손바닥으로 

                                      황 인 숙 


아아아, 니! 아니다! 
이건 삶이 아니야. 

아, 날것이여. 
날것, 날것, 날것들이여. 
나를 두들겨, 깨뜨려, 
내 안의 날것을, 아직 그런 것이 있다면. 
깨워다오. 
이 허위인 삶을 
쪼고, 쪼고, 물어뜯어다오. 

그런데, 어디 있는가. 날것들이여. 
내 뭉실한 삶이 
거친 이를 가진 입이 되어 
쩍 벌어진다. 
질겅질겅 씹고 싶은 날것들이여. 
꿀걸 삼키고 싶은 날것들이여. 
꿀꺽꿀꺽 삼켜 구토하고 
배 앓고 싶은 날것들이여. 

열이 활활 나는 삶의 손바닥으로 
나를 후려쳐다오. 날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