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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지도와 영토
Day_dreaming
2012. 1. 8. 22:19
제드 마르텡이 생애 후반부에 몰두했던 작품들은 유럽 산업시대의 종말, 보다 폭넓게는 인류가 이룩한 산업 전체의 일시적이고 덧없는 특성에 대한 향수 어린 명상로 비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근접한 해석이리라. 하지만 이런 해석만으로는 광활하고 추상적인 미래도시 한폭판에서 길을 잃은, 이 비장한 소형 플레이모빌 피규어들을 볼 때 엄습하는 불편함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 미래도시 또한 스스로 분열되고 붕괴되어, 무한히 뻗은 식물성의 광막한 공산 속으로 산산히 흩어지는 듯 보인다. 이런 당혹감은 제드 마르탱이 이 땅에서 사는 동안 함께했던 인간들을 소재로 한 작품, 즉 혹독한 기후의 영향을 받아 분해되고 박리되고 산산이 찢겨나간 사진들을 촬영한 영상을 마주할 떄도 계속된다. 아마 이것이 인류의 전멸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리라. 화면 속에서 그 사진들은 켜켜이 쌓인 식물의 사진들 속으로 빨려드는 듯하더니, 얼마간 발버둥치다가 이내 완전히 묻혀버리고 만다. 이윽고 정적이 흐른다. 오직 바람에 풀들만이 하늘거릴 뿐. 식물의 압승이다.
/ 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1월2일 작성.
밥상,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던도중 중단
바질, 고사리, 취나물,
생애 첫 고급레스토랑, 일상적, 소박했던 밥상의 기억
12월 14일에 심겨진 히말라야 세스코, 를 집으로 데리고옴
누군가를 기를 수 있는 것인가, 보호할 수 있는 것인가,
과잉의 치명성
/ 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1월2일 작성.
밥상,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던도중 중단
바질, 고사리, 취나물,
생애 첫 고급레스토랑, 일상적, 소박했던 밥상의 기억
12월 14일에 심겨진 히말라야 세스코, 를 집으로 데리고옴
누군가를 기를 수 있는 것인가, 보호할 수 있는 것인가,
과잉의 치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