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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동시성
Day_dreaming
2014. 3. 12. 17:26
엉켜버린 메탈 와이어 한 묶음을 풀어내는 동안 낯선 방문객들의 발자국이 찍혔다 사라지고 커피는 끓었다 식혀지길 반복하고 사람들의 시선속에 짜증과 분노가 심어졌다 공중에 흩어지고 내 손은 새까맣게 변했다. 한 시간, 두 시간, 정오가 지나고 볕이 실내 전체를 감싼다. 긴장과 냉소, 무관심과 관음증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면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예술이랍시고 내 땀이랍시고 전전긍긍하며 눈치작전을 피운다. 아. 괴롭다. 엉킨 줄 하나 제대로 못 풀면서 안 풀리는 것을 붙잡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는 없으면서 눈물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힘을 주고 노려본다. 이런것 하나 잘 견딜 수 없으면서 타인이니 사회니 경계니 하는 말과 생각들을 머릿속에 담을 이유가 뭐람. 꼬박 하루를 줄을 풀었다 다시 묶고 끊어내고 이어내는 것을 반복하면서 마주했다. 타인으로부터 보고싶지 않은 모습, 타인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은 결국 하나다. 때문에 그 사이에서 헷갈리는 순간 선택도 결정도 무력해진다. 숨, 을 고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