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지난 밤 30도를 웃도는 열기속에서 영하 30도 지역, 즉 북반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오로라에 관한 티브이 프로그램을 봤다 가장 놀라웠던 사실 하나. 우리는 주로 북반구 지방에서만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오로라가 발생할 때 동시에 같은 모양으로 남반구 지역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양극지방에서 마치 자기장의 힘에 의해 서로 오로라를 뿜어내는 현상이라는 것. 그 장면을 보고있자니 우리가 서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어도 하늘과 땅을 마주대하고 사는 것 처럼, 같은 현상들을 바라보고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 즉 텔레파시처럼 느껴졌다 N극과 S극은 서로 등을 맞대고 서있지만 다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있고 순환이 가능하듯 지구가 둥그렇다는 것, 그 기본적인 사실이 더없이 크게 다가왔다 아름다운 것은 놀라운 것 그리고 아름다움에 놀라움을 느끼는 것, 즉 서로가 유의어가 될 수 있는 짝궁의 관계들. 오래전에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본 장면처럼 세상의 끝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고향을 떠올리는 것처럼 뜨거운 밤동안 차갑고 청명한 하늘에 춤을 추는 오로라를 생각해본다 밤이 낮으로 낮이 다시 밤으로 그렇게 멈추지않고 모든 것들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