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
보편적 감성, 감동, 공감 이런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인정한다 문제는 내가 그 주변에 있을 때 굳이 내가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아도 될 때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주고 격한 동조나 그렇다고 너무 찬 침묵대신 그저 가만히 있으면 어느새 그것은 그것 나는 나 그것의 상황 나의 상황, 뭐 이렇게 평행구조로 흘러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있는 가장 작은 일부라도 타인의 혹은 저 보편적 뭐와 동일시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지나치게 함몰되거나 그래서 진심이 없는 체념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남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진다 라는 말이 허투로 나온 것은 아니다 그중 감정과 힘에 관한 부분이 특히 그러한데 자칫하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게 될 수 도 있다는 뜻이다
엄마는 자주 나에게 결혼하지 말라 혼자 살아라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말고 제 힘으로 사랑, 누군가에 대한 막연한 아니 온전한 의지야말로 스스로를 약하고 괴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라 말했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손을 맞잡고 암 그렇지 라고 했다가 돌아서 생각해보니 각각의 말들이 뭉텅이로 읽혀지면서 그럼 나는 혼자의 힘으로 아무와도 함께하지 않은 인생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공포라는 감정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다 미친사람들은 본인이 미친줄 모른채 살아간다는데 그것만이 살길인가 사랑을 막 시작한 연인들의 눈동자는 수만가지의 감정으로 뒤섞인 물질로 꽉 들어차있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고싶은 것 만 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무의식적으로 가리는 것 처럼 그 물질을 읽어내는 사람들끼리 함께 미쳐버리는 것이다 그럴 때에는 오로지 현재와 꿈같은 미래만이 있다 그래서 무엇에 취한냥 강도 건너고 산도 넘고 서로의 인생의 문을 열어 재끼는 것이다 후에 후회할지라도 지금을 영원같이 느끼려는 욕심
어릴 때 부터 무언가를 하기전에 머릿속으로 가장 최악의 상황을 그려보고 그것이 나에게 가능한 일인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를 따져보는 버릇이 있었다 막상 일이 벌어지고 나서는 사전탐구가 무의미한 것 처럼 행동한다 어차피 너에게 이미 결론이 내려진 것을 왜 묻느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게 어차피 내 삶인데 내 알아 할 수 밖에 없는것 그렇지만 단 한 명이라도 증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기억력이 깨나 좋지만 그래도 후에 내가 어느 부분에서 왜 그런 선택을 했었는지 그 데이터를 손에 쥐고 있고 싶기 때문이다 부단히 기억하려는 자는 대부분 그 기억을 잘 보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무엇에 대해 반응하고 그것을 반영한 내 삶을 살아갈 수 는 있지만 그것 자체가 온전히 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그래서 유행가 가사가 때로 내 삶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도 그 이야기는 내가 쓴 것이 아니다 공감과 선택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 누군가에게 탓을 돌리기위해 미연의 방어막들을 만들며 살아가서는 안된다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은 정말 큰 피로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