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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3

Day_dreaming 2011. 2. 4. 14:44
이 월 삼 일의 오전

완벽한 삼각관계는 없다. 비뚤어진 비대칭의 삼각형. 여자 둘 남자 하나 혹은 남자 둘 여자 하나.

이 중 여자는 남자보다 다른 여자를 조금 더 사랑할 것이다. 그래서 삼각형의 꼭지점은 그 여자를 향해 달려간다.

둥근 사랑을 담아 여자를 향해 정확히 콕하고 발사.


이 월 삼 일의 정오

아무것도 아닐거야 내일도 작업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아닌거야 오늘도 살아간다 아무려면 어때 내일도 살아갈까 아무것도 없다 내일


이 월 삼 일의 오후

태어나 처음, 명절 음식준비 거들어봤다고 했더니 친구는 보통 이쯤되면 그만하던데
넌 거꾸로냐. 맞아, 난 늘 거꾸로 였어.
스물 세 살 먹는 사촌 동생을 오전에 봤는데 그 여자 아이는 참 철이 빨리 든것 같애 라고 말했더니
또 친구는 너가 철이 늦게 난거야, 란다. 맞아 난 좀 늦지. 근데 나 진짜 철들었어? 에이, 아닐껄?

바닷가에서 나고 자랐어도 수영도 못하고 굴도 못 먹는 여자다, 내 친구는.
섬세하고 유약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경상도 여자답게 혼자 씩씩히 살아간다.
남도땅에 계신 엄마 생각하면서 칠 년동안 고된 서울생활을 꿋꿋히 버텨온 여자다.
가끔 좀 비뚤어지고 제멋대로 굴어도 되는데 가슴이 쪼그라들어서 그림 그릴 때가
유일하게 자유로운 여자다.
그러니까 친구야, 너 괜찮은 여자다. 그러니까 친구야, 계속 그려라.
쫄지 말고 잘 살아보자. 최선인지 확실인지 그건 김주원만 아는 문제고
우리는 그저 막 그리고 쓰고 보여주고 하자. 그래도 괜찮은 것 같다.
내 맘대로 네가 그려준 그림 올려볼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