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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urance

Day_dreaming 2014. 11. 18. 09:51

인터스텔라를 보는 동안 우주선 이름이 endurance인 것이 내내 신경쓰였다. 완벽한 이론을 무장하고도 결국 한낱 가설일 뿐 광활한 우주공간으로 내던져지는 순간부터는 말그대로 견딤, 인내뿐인 삶인건가 하고 말이다. 동일한 순간에 벌어지는 일들이 우주와 지구 각각 다르게 매겨지는 것을 보면서 짐작은 할 수 있어도 실감하지는 못했다. 나는 고작 10분이라는 영화속 시간에 동참할 뿐이니까 말이다.


내가 지금 죽을 것 같아, 라고 말한들 아무도 그 말의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나조차 그 강도와 세기가 때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 죽는 소리 이외에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못하고 있으니까. 어렵다와 쉽지 않다, 는 같은 말일까 다른 말일까. 때때로 고독한 순간을 우주속에 홀로 남겨진 미아,로 묘사하곤 한다. 그런데 그것도 알 수 없다. 아직 우주밖에 나가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나가보지 않아서 모른다는 것, 결국 공감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실은 잘 모르겠다. 누군가의 말처럼 익숙하게 타인을 위로하고 쉽게 상처를 덮는 것이 그냥 내버려두는 것 보다 대단히 빠른 회복력을 가지게 되는지 말이다. 섣부른 격려와 동의대신 시간, 말이 들어설 수 없는 시간을 고요하게 보내는 것이야말로 타인의 고통을 헤아려보는 시도의 출발점, 즉 침묵을 함께 견디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