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사람도 차도 냄새도 소음도 많다. 기본적으로 한 장소에 너무 많은 것들이 함께있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들은 욕지거리를 쏟아내고 젊은이는 시름섞인 가래를 내뱉는다. 사람들의 걸음은 질주하고 버스가 그들을 이끈다. 기형적인 모습이다.
주인의 없는 장소의 고질적인 모습이다.
술이 술술 넘어간다. 공기는 탁하다. 할매는 27년만에 우리가 이 동네를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남김없이 두고갈 것이다. 여기서 일군 것들은 이 자리에. 떠나기 전에는 언제나 이 장소가 가장 보잘것 없이 느껴진다. 때가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