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안식일의 창조가 아니라 6일의 활동이다. 이 6일은 "안식일을 제외한 나머지 나날"이다. 그러한 나머지 날들로서의 6일은 온전한 일주일이며 한 달이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력에 사랑의 날짜를 빼곡히 채우는 한 해이며 전생에서 후생에 이르는 영원이다. 그 6일의 영원 속에서 그가 하려는 것은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노동아 이나라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사랑의 활동이다. 노동과 창조, 비예술과 예술, 엿새 대 하루라는 절대적 분할속에서 사라지고 변질되는 것은 사랑으로 '비워져야' 할 예술의 공허 자체라는 점을 시인은 잘 알고 있다. 예술은 노동의 날들을 침해하지 않는 쓸모없는 단 하루의 창조로 남는 것이 아니라, 6일이자 7일이며 31일이고 365일인 모든 날들에 쓸모 있는 눈앞의 물건들을 지우며 그들이 부단히 다른 존재들로 바뀌는 사랑의 활동을 함께 살고 겪는 것이다. 그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은 예술의 적요한 고독이 아니라 추락하는 "너의 손바닥"들이다.
/ 심보선의 '눈앞에 없는 사람' 발문, 나의 아름답고 가난한 게니우스, 너는 말이야, 진은영
간밤에 또 한번의 전쟁을 치뤄냈다 해가 지기까지 제자리를 뜨지않고 수천가지 방식의 이별과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시인들의 아름답고도 처절한 문장속을 헤매었으나 뾰족한 수도 칼을 품을 단어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나는 결국 다시 눈물을 훔치고 그대에게 아픔만 하나 다시 건네주었다 나를 두고가지 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마디 해가 뜨고 나는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 심보선의 '눈앞에 없는 사람' 발문, 나의 아름답고 가난한 게니우스, 너는 말이야, 진은영
간밤에 또 한번의 전쟁을 치뤄냈다 해가 지기까지 제자리를 뜨지않고 수천가지 방식의 이별과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시인들의 아름답고도 처절한 문장속을 헤매었으나 뾰족한 수도 칼을 품을 단어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나는 결국 다시 눈물을 훔치고 그대에게 아픔만 하나 다시 건네주었다 나를 두고가지 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마디 해가 뜨고 나는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