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한 도시에서 함께 살았던 우리는 현재 각자, 그러니까 각기 다른 세 도시에 살고있다. 문득 인터넷이 놀랍다고 느끼는 순간은, 우리가 동시간대에 접속해서 대화를 함께 나누거나 약간의 시간차가 생기더라도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열린다는 것이다. 무슨 순진한 소리인가 싶지만 오늘 강렬하게 다시금 그 생각이 들었다. 셋중 둘의 길고 긴 연애가 종지부를 찍었고 나머지 한 명은 끝난줄 알았더니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 일을 하고 밥을 벌고 불안해하며 때때로 우리 셋의 함께 살았던 도시를 떠올린다고 고백했다. 그러게 우리는 그 때 몰랐다. 이런 날이 올줄을. 그래서 참 재미있고 다행이다. 여전히 우리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것, 각자 어딘가에서 건강히 살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