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한 가지를 오래도록 붙잡고 늘어져있다보면 스스로 어딘가를 향해 가고있는지 길을 잃을 때가 종종있다 아니 매번 그런것 같다 그럴 때 적절히 남들의 의견도 듣고 완전히 자폭도 했다가 버려도 봤다가 아예 새로 시작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다시 들여다보고 있으면 궁극적으로 내가 말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은 크게 벗어나거나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에는 나의 한계를 느끼지만 결국 이것을 말할 수 밖에 없는 때구나, 라고 일단락을 지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무언가를 끝내봐야 그 다음이 보인다는 것은 왜 늘 반복적일까
좋아하는 소설가의 연재를 꾸준히 읽고있는데 어제는 그런 문장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지 않는 것을 쓰라고. 말장난 같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쓴다한들 누가 보겠으며 안다, 모른다, 라는 그 사이가 실제로는 젤 수 없을 만큼 넓고도 큰 깊이일것이라 짐작한다. 게다가 어제 밤 하던일을 다 옆으로 미뤄두고 답답할 때면 집어들어 보는 책에서 하루키도 이미 그런 문장을 썼더만. 우리가 모르는 것을 써야지 그렇지 않으면 소설을 쓸 이유가 뭐가 있냐고. 아 다들 도대체 모르는 것을 인식한채 쓴다라는 그 지점은 어디에있냐.
결국 모른다는 것은 탐구의 시작점을 열어주는 것이기에 아마도 그 동력을 가지고 쓰라는 것이겠군, 이라고 짐작해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암호같은 것들을 줄줄이 만들어내다가 스스로 꼬꾸라지는 길 밖에 없으니 그 끝엔 포기라는 낱말이 기다리고 있겠지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호기심을 느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향해 가고 있을거라는 도전정신, 이것을 가리키는 것이겠지만 가끔은 알고도 모르는척 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와 눈감고 귀막고 싶어질 때가 있는 것이다 뭐든 좋은 말들은 쓰게 느껴지고 고통을 수반한다지만 이런 갈등과 교훈 그리고 다시 일어서서 가야한다는 순서가 쉽게 행해지지 않을 때가 있단 말이다 적어도 스스로에게만은 떳떳하고 싶은게 가장 소박한 진심이라면 그것은 실로 너무 과소평가되어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