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월 일일의 오전
트리트먼트 하나를 간략히 작성, 쓰면서도 다른 이야기들이 머리속을 헤집고 들어와서
애먹었다. 하나씩 옮겨두어야 하는데 가끔 머리와 손의 속도가 안맞아 제멋대로
날뛴다. 이래서 실수가 잦은 것. 방석을 깔고 앉아있어도 엉덩이가 아프다. 바닥이나 책상이나.
잠깐 딴짓하다가 좋아하는 작가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고백이나 사담을 소설에서 경계하는 이유?
만약 41살인 현재의 나에 대해 쓴다고 해도 80살이 넘어 죽은 시점에서 41살을 돌아보며
어떤 의미를 갖는지 회고하면서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상황에 대해 모르는 현재형의 화자는
지위가 낮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진지한 질문을 던지긴 힘들다고 본다.
으음. 그렇지요. 갑자기 혼나는 기분이 든건 왜일까.
엉덩이가 계속 아프다. 멍이 들어있었다. 엄마가 별결 다 닮는단다.
이 월 일일의 오후
한 시간 가량 산보. 엄마 따라서 새해맞이 목욕재계.
사람 버글버글한 곳에서 낯모르는 사람들이랑 누워있고 벗고 있는 것 싫어하는데
사우나도 할 만 하더이다. 무엇보다 따뜻해서 좋았다.
사람들이 있는 곳은 그래도 한기가 덜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