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애 해요?
아니오.
그럼 마지막으로 했던 때가 언제죠?
회사 다닐 때요.
혹시 토요일 밤에 노래랑 춤 출지 알아요?
네.
그럼 여기서 잠깐 불러보죠.
...
그런데 면접을 늘 이런식으로 보나요?
TV에서 해주는 특선영화를 좀처럼 보질 않는데
무심코 틀어놓은 내 깡패 같은 애인이
이 새벽까지 잠을 못 자게 만든다.
뭐 대단히 짠짠한 연애영화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실과 영 딴판으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슴이 철렁한 거다.
그저 옆방 여자와 옆방 남자가 연애 한 번 하는데도
깡패이고 지방대 출신 백수라 어렵고
죽어라 발에 땀나게 면접보러 갔더니
하는 질문이 저 따위 저질인데다가
깡패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몸 받쳐 옆 방 여자가 면접 볼 수 있게 시간 끌어주는 것
온몸을 내던져서 해주는 게
너무 어이없지만 진짜일 것 만 같아서 슬픈 것이다.
마음이 콩닥거리고 숨 쉬기가 어렵다.
저녁에 써놓은 글을 고치러 이 시간에 컴퓨터를 켰다만
도무지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아.
비아냥이 극단이 현실이 되서는 안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