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20140824

Day_dreaming 2014. 8. 25. 13:41

"당신은 이 법정에 처음 출석했을 때, 자신의 직업을 '보이지 않는 것의 서기'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진술을 했습니다. '좋은 서기는 믿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는 또 이렇개 말했습니다. '저는 믿음들을 갖고 있지만, 그것들을 믿지는 않습니다.'

그 때 당신은 믿음을 당신의 직업에 대한 장애물이라고 말하면서, 믿음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한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오늘, 개구리들에 대한 믿음을,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개구리의 삶이 가진 알레고리적 의미에 대한 믿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내 질문은 이겁니다. 오늘, 당신이 탄원을 하는 근거가 첫 번째 심리를 받을 떄와 비교해서 달라져 있나요? 당신은 서기 이야기를 포기하고, 창조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제시하고 있나요.?"

 그녀가 이야기를 바꿨느냐? 무거운 질문이다. 그건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법정은 덥다. 그녀는 마비가 된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이 이러한 심리를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그녀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베개를 베고 한숨 자는 것이다. 숙소에 있는 더러운 베개라고 상관없다.

"상황 나름이지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뜸을 들이며 생각하려고 애쓴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한다. 빨리 해! 네 인생이 이것에 달려 있어!) 당신은 제가 탄원의 근거를 바꿨느냐고 물으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구인가요? 당신이 당신이라고 하는 이 저는 누구인가요? 우리는 날마다 바뀝니다. 또한 날마다 똑같기도 합니다. 저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다른 누구보다 더 근본적이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첫 번째 진술서를 작성한 사람과 두 번쨰 진술서를 작성한 사람 중, 어느 쪽이 진짜 엘리자베스 코스텔로인지 물으실 수 도 있습니다. 제 대답은 양쪽 다 진짜라는 것입니다. 양쪽 다 진짜입니다. 한쪽을 배제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나는 타자another입니다. 제 것이 아닌 말에 의존해서 죄송합니다만, 더 좋은 말을 생각할 수가 없군요. 당신은 잘못된 사람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당신은 틀림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잘못된 사람을 앞에 두고 있는 겁니다. 잘못된 엘리자베스 코스텔로를 앞에 두고 있는 거라고요."

이것이 사실일까? 사실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허위는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삶에서 이보다 더 잘못된 사람처럼 자신이 느껴진적은 없다.

그녀의 심문자는 조급하게 손을 젓는다.

"나는 당신의 여권을 보자고 한 게 아닙니다. 당신도 잘 알겠지만, 여권은 여기에서는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눈앞에 있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여기에서, 문을 통과하게 해달라는 청원을 하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내가 묻고자 하는 것은 당신이 스스로를 대변하고 있느냐, 이겁니다."

"예스, 아니, 절대적으로 노입니다. 예스 그리고 노입니다. 양쪽 다입니다."

그녀의 재판관은 그의 양편에 있는 동료들을 바라본다. 그녀가 그렇게 상상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그들이 미소를 주고받으며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무슨 말일까? 혼란스럽다는 걸까?

그는 그녀를 다시 쳐다보며 말한다.

"고맙습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당신은 곧 통보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게 전부인가요?"

"오늘은 이게 전부입니다."

"저는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당신이 혼란스럽지 않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혼란스럽지 않은 사람은 대체 누구죠?"

/ 존 쿳시, 엘리자베스 코스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