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 때 마다 기이한 풍경을 하나씩 마주한다. 지난주에는 지하철 9호선을 탔다가 량과 량 사이의 좁은 공간에 스스로 끼어 중얼거리는 여자를 봤다. 오늘은 내가 앉은 좌석의 바로 뒷편이자 버스 맨 뒷자리에 앉은 할배가 거침없이 손톱을 깎고 있었다. 소리를 들었을 때 설마 하는 마음이었다가 결국 그 노인네의 손톱이 나를 지나쳐 바로 앞의 여자 뒷통수로 날라다는 것을 보고 학신했다. 낮고 조용하게 한 마디했다. 그 말을 듣고도 두 번은 더 깎았을거다. 발톱 안 깎은게 어디냐 싶다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때때로 공공장소에서 자기방인냥 떠들거나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길에서 자기애를 패는 엄마나 창문열고 욕지기 하는 운전자나 매한가지이다. 점점 작은 공간속으로 자신의 몸을 구겨가며 의식하는 세계조차 줄어드는 건 아닐까. 분간 못하는 애 나무랄 것 없이 똑같은 짓을 하는거다. 몰상식의 풍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