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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그리고 출현

Day_dreaming 2013. 8. 2. 19:32

"I want to change systems: no longer to unmask, no logger to interpret, but to make consciousness itself a drug, and thereby to accede to the perfect vision of reality, to the great bright dream, to prophetic love."

/ A Lover's Discourse, Roland Barthes.


그제부턴가 서태지 음악을 다시 듣고있다 그래 다시, 라는 말이 정확하다 우연히 찾아보게 된 동영상 클립들을 통해서 2008년도에 했던 서태지 심포니 공연실황 비디오를 보게 된 것이다 그 당시 4년 7개월이라는 시간의 침묵을 깨고 그가 다시 등장했을 때 했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잠적한 적이 없고 신비주의를 만든적도 없다 그저 일상생활을 살아가듯 나는 매일 음악을 만들었고 그것에만 온 시간을 쏟았다 나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 설레임과 기다림으로 계속 작업을 하며 지냈다, 라고. 외롭지 않았냐 우울한 적은 없냐라는 상투적 질문에도 순순히 대답하더라 그치만 우리가 그것을 그 자신이외에 헤아리거나 알 수 도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기를 원한다는 착각속에서 살고있다 사실 그렇게까지 알고싶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삶을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명징한 것이외에는 관심이 없다 해서 외로울 수 밖에 없고 고립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와 새삼스레 뻔한 허무주의로 빠지고 싶지도 그럴 생각도 없다 다만 그의 음악을 다시 듣고있자니 92년도에 하루 예닐곱개의 방송출연을 하다가 이제는 4년 7개월이든 더 긴 시간이든 자기 시간을 확보해나가면서 고집스럽게 그리고 강하게 지속하고 있는 그의 힘이 부럽고 대단하다 느껴질 뿐이다 사실 타인에 의해서 내 자신이 흔들린다기보다 내가 스스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해서 놔버리고 싶을 때 타인을 찾고 상대의 힘을 빌리고 싶은 거다 하지만 결국 내가 눈을 뜨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아니 나의 하루가 시작할 수 없는 것 처럼 스스로를 잠재우고 출현시키는 모든 힘은 나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의 음악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삶의 대화를 음악과 그 자신에게 철저하게 도망치지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