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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좀 질문

Day_dreaming 2012. 9. 25. 20:15

출발하기위해 출발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디에서부터 왔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과연 나의 삶에도 이 문장들이 유효할까

이러한 질문들은 나에게 던져진 것일까

나는 가끔 나를 혼동한다. 나의 몸을. 나의 손가락을 나의 심장을.

너무도 읽어버려 말들의 의미가 조각조각나서 네 인생과 내 인생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분간하기 어려운 순간에 놓일 때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려 정진하기보다 한숨을 먼저 뱉고 단어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그래서 어떠어떠한 삶, 어떤적인 삶이 마치 내인생의 주어진 소명처럼 착각하며 사는 것이다. 처절히 굶거나 병든적이 없음에도 늘 배아리만 하는 소심한 성격밖에 가지지 못했음에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삶을 살아내야만 죽음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고 죽음에 대한 일말의 오해없이 다가가야만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살아가면서 죽음을, 사랑하면서 이별을, 멀리있는데 손을 뻗고싶어하는 이 아둔한 생각들. 자유, 평화, 이러한 단어라면 몸서리치는 보잘것 없는 확신.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순간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닐것이라 여기면서도 그앞에서 전전긍긍. 너가 나이면 좋을까. 아니 그 보다 더 한 저주는 없을 것이다. 또 하나의 나를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허락해서는 안된다. 너가 나를 철저히 이해해주길 보듬어주길 바라는 것, 어쩌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중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