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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뉴뉴

Day_dreaming 2011. 4. 7. 09:09

하물며 새 신 신은 날은 발 뒤꿈치도 달라진 외피를 감지하고 티를 낸다 집에 돌아와 양말을 벗으면 늘 시뻘겋게 딱지가 앉아있다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나름의 표시겠지 시위겠거니 해야한다 그러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 서로에게 평생 첫 번인 그 순간이 어찌 짜릿하지 않겠냐 물 흐르듯 하는 건 없다 사소한 것에 끙끙대고 발짝발짝하는 처녀자리위에서 나는 오늘 하루도 살았다 어제와 똑같은 내일을 산다는 것은 정말 말도안되는 끔찍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시라 당신의 손톱도 1mm는 자라나있다 당신도 딱 그만큼 달라져있다 그만큼 다음날도 꼭 그만큼 우리는 성장할 것이다

허수경 시인이 문학동네 블로그에 매일 열 시 일일연재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열 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읽어본 후 너도나도 일등으로 열어본 것에 댓글을 단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댓글에 시인도 깨알같은 답을 달아준다. 어느 댓글을 보니 우리가 10시에 이곳에서 글을 볼 때 독일은 새벽 4시란다. 그러게 그런 시차가 있지. 어릴 때에는 시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해 막연히 시간대가 빠른 곳에 살고있는 내가 더 빨리 늙는건가 라는 상상을 했다. 그래서 우리같이 생긴 동양인들은 작고 마르고 빨리 쪼그라드는 것인가.

깊은 밤, 시인의 책상앞에 켜진 스탠드 불빛은 무슨 색깔일까 어떤 심정으로 자판을 두들기고 있을까 밤과 낮 어둠과 빛 너와 나 모든 것이 허용될 수 없을 것 같은 단단한 벽 하나를 두고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가 나의 밤은 황홀한데 너의 낮은 찌들었다 나의 낮은 쥐구멍의 시간인데 너의 밤은 창가의 흔들리는 촛불이다 닿을 수 없어서 마음으로 그리는 부처님같은 마음으로 난 아직 살 수 없다 완벽히 안다고 하는 순간 사랑은 사람은 떠나간다지만 그 목전에라도 다다르고 싶다 상대의 목구멍을 따끔하게 만드는 단어를 손에 쥐어주고 싶다 말을 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