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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신작 <Shaking Tokyo>, 사회부적응자의 사랑 다룬다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도 참여하는 윤곽 공개 봉준호 감독이 도쿄에서 만드는 신작 프로젝트 의 윤곽이 공개됐다.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와 함께 도쿄를 소재로 각각 30분 분량의 단편을 만드는 에서 봉준호 감독이 연출할 는 약 10년간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로 집안에 틀어 박혀있던 남자가 어느 날 피자 배달부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깥세상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다. 히키코모리라는 일본 특유의 사회적 현상과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의 도쿄, 그리고 지진이라는 자연 현상을 혼합시킨 로맨틱 판타지로 그릴 계획이다. 한편, 과 을 연출한 미셸 공드리 감독은 홋카이도에서 영화작가를 꿈꾸는 애인을 따라 상경한 한 여자의 이야기인 를 연출한다. ..

TEXT 2007.07.22

paranoid park

“영화적 전통의 바깥에서 홀로 성장한 영화들에 매혹된다” 는 구스 반 산트의 새로운 영화일까. ‘죽음 3부작’으로 불리는 와 이후, 사람들은 반 산트의 다음 작품이 3부작의 그늘을 벗어난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 믿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신작 는 지난 3부작과 거리가 먼 영화인 동시에 3부작의 자장 속에 여전히 발목을 잡힌 영화이기도 하다. 구스 반 산트는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된 스케이트 보더 소년의 ‘사고 뒤’ 일상을 따른다. 비극의 외상과 내상은 전혀 설명되어지지 않는다. 소년의 트라우마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객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반 산트는 3부작과는 조금 다른 접근법으로 소년에게 접근한다. 엘리엇 스미스에서 (심지어) 니노 로타에 이르는 사운드 트랙은 거의 촌스럽게 ..

TEXT 2007.07.09

미셸 공드리의 농담에서 진심 찾기, <수면의 과학>

미셸 공드리의 농담에서 진심 찾기, 글 : ibuti | 2007.06.08 스테판, TV는 꿈을 만들어드립니다. 미셸 공드리의 영화가 복잡하고 어수선해 보였던 건 필립 카우프만의 정신없는 각본 탓이라고 생각했다. 한데 DVD의 음성해설에서 카우프만이 도리어 공드리에게 그 이유를 묻자, 공드리는 “볼 때마다 이전에 못 본 장면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답할 따름이다. 마침내 공드리 혼자 각본을 쓴, 그래서 그의 내면이 온전히 반영된 은 이전 작품보다 더 뒤죽박죽이다. 오죽했으면 제작자가 메이킹 필름에 나와 “영화 속 공드리의 모습만 있다면 그의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말할 정도일까. 주인공 스테판이 ‘꿈 수프’에 넣기 위해 들춰내는 ‘잡다한 생..

TEXT 2007.06.10

말이 씨가 된다더니

기여코 해낸 우리의 전도연. 기술시사였던가, 지면에 광고가 오르내리기 무섭게 밀양에 주목할 당시 (뭐 이제는 더 하겠군) 이창동의 감독 복귀작이라는 헤드카피 옆에 '전도연, 드디어 깐느 입성?' 이라는 문장이 줄줄 따라붙었다. 열심히 훑어보는 몇 가지의 잡지들 사이에서도 별 이견없이 너무 무릎을 팍 꿇는 인상을 받아서 정말 그렇게 좋다란 말이야? 라는 의심을 해봤지만 결국 깐느의 트로피는 전도연의 손에 쥐어졌다. 오늘 아침 김승현/정은아가 진행하는 무슨 프로그램에서 목청높여 수상소식을 전달하는 조형기를 보면서 정말이구나 싶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2시에 발표가 났다고 하던데, 전도연의 얼굴에 깐느의 햇살이 반짝하고 드리워져있었다.(난 저 표정을 보면서 별을쏘다! 시절, 조인성과 철없이 장난치며 웃던 그 ..

TEXT 2007.05.28

천장을 바라보다가

열심히 나도 생각해봐야하지 했다. 뭔가 천장의 형광등 불빛을 받으면 떠오르지 싶었다. 죽을만큼 괴로웠던 일은 뭐였지? 그 때 내가 씹고 있던 껌이 뽀뽀틴이었다 라는 것도 기억나고 나머지 한 개가 쭈그러진채 교복 주머니 깊은 곳에서 담뱃재와 벗삼아 잠잠이 있었던 것도 생각나는데 도대체 그 때가 몇 시경이었는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전에는 친구들과 둘러앉아 옛 이야기를 할 때면 완벽한 디테일을 불러내어 감탄케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엔 도통 순조롭지가 못했다. 암호처럼 적혀진 핸드폰 메모장에는 건질만한 문장도 없고 기억의 자극을 주는 촉매제들도 없고 공허한 천장만 탓한다. 결국 난 이게 아닌가보다 싶어서 애니 프루의 소설에 집중해보지만 난 역시 비선형적 문장들에 대한 공포감이 있었다. 지명도 인물도 공간 ..

TEXT 2007.05.23